일요일 밤, 몇이 모여 자주 가는 식당에서 늦은 저녁 겸 소주 한 잔 나누고
걸어서 집으로 오다가, - 빠른 걸음이면 한 15분 정도 걸린다.
집에 거의 다 와서, 뭔가 허전하다... 싶더니, 흠, 전화기를 식당에 두고 왔네.
나올 때 주인이 우리가 먹은 자리 치우려는 것 봤길래 그다지 걱정은 안됐지만,
그래도... 싶어 아파트 정문 공중전화로 전화 했더니,
'내일 오후 3시 좀 넘어야 오픈, 전화기 잘 보관 할테니까, 그때 오시란다...'
"전화 오면, 대타로 좀 받아보고, 억수로 급하다 카믄 사무실 ****로 연락...' 부탁을 하긴 했는데...
급한 전화는 없었던지, 오전 내내 조용 조용 편안 편안...
3시20분, 전화기 받아서 수신된 리스트 5~6개(부산,포천,평창,대전 2, 서울 1) 에 전화를 하니,
녀석들, 첫마디 부터가 "어제, 식당에 전화기 놓고 나가셨다면서요, ㅋㅋㅋ ..."
식당주인 왈 : "***씨 전화가 맞는데, 이차 저차..., 오후 3시 넘어서 전화 드릴 것이다, ..."
온 동네방네 소문을 내버렸어. 식당주인은 사실을 이야기 한 것이니 뭐...
오후 4시, 인도네시아에서 전화 - 평창과 관련이 있다.
"오전에 *박사하고 통화 했는데, 대전에는
전화기 잃어버려서 오후 3시는 넘어야 직접 통화 될거라고 해서.. 블라블라..."
이런, @#$% ~ hell, damn ... 물건너에 까지 내 디숭스런 짓이 소문나버렸어. 거 참...
그런데, 불과 몇시간 정도였었지만,
20년도 더 전 부터의 개목사리 삐삐... 로 부터 고의성 없이
잠시나마 해방된 것이 좀 편하기는 했다.
삐삐 이야기 나온 김에, - 실화. (20년도 더 오래전의)
배터리 갈아 끼려고 상가에 들렀는데, 당시
지금 내나이쯤 아저씨가 비슷한 또래 외국여자와 진열장의 물건을 보고 있었다.
여자 : 이기 모야? (영어로) - 삐삐를 가리키며,
남자 : 삐삐.
여자 : 삐삐?
남자 : 응, 삐삐...
여자 : 오데 쓰는 건데?
남자는 삐삐가 없었나 보다. 둘레둘레 살피며 좀 곤란곤란...
여자한테 작은 소리로 살째기 알려줬다. "그건 pager, beeper 랍니다."
여자 : (매너있게, 역시나 작은 소리로), oh I see, 쌩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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