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배울 - 가을 뒷모습

가을길 2011. 12. 10. 14:13

 

 

 

 

 

 

 

 

가을잎으로 엮은 돛의 펄럭임

시퍼런 대륙성 고기압에 떠밀린

늦가을의 출항

떠남의 고동소리 뒤는

참 묘하다, 남은 것들은 다 

아리고 쓸쓸해질 것이다

옷깃 여민 계절의 부둣가

어제의 그림자가 길어진다

 

올 때 처럼 사려지는 닻줄이 흘리는 울음 끝

절의 심장에 박혔던 시퍼런 닻이 딸려 나오고
빼여진 자리의 아쉬움은
차갑게 아물어야 하고
 

섣달이 늘 어중간한
배웅하는 이

 

한적함도 없는 하늘 

가뭇가뭇 눈발이 채우는 날

목련가지 겨울눈에 뺨을 대보며
기다림을 지키며 아쉬움으로 남아있겠다

 

                        - 배웅 2011.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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