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몸의), 비누칠 한 수건으로 잘 문지르고 헹구면, 사실 '때'는 다 씻긴다.
하지만, 약한 마찰로써는 피부에서 저절로 박리되기 직전의 세포를 제거할 수 없어서,
거친 천 (이태리에는 없는 이태리 타월), 등으로 세게 문질러서 강제적으로 표피를 벗기는 박피작업이 '때밀기' 이다.
혼자서 등의 때를 잘 씻어내기가 나는 잘 안된다. 옆지기의 불시 점검때 마다 걸린다.
제발 좀, '때밀이' 한테 부탁해서 등 좀 깨끗이 씻고 오라고 닥달하기에
딱, 한 번 pro 때밀이에게 등을 밀어 달라고 한 적이 있었는데
시원하기는 했어도, 미끈미끈한 남의 손길이 몸에 닿는 것이 무지하게 싫어서 다시는 노!
서른 중반쯤의 되어 뵈는 애기아빠는 때수건을 손에 끼고서 자기 팔을 문지르고 있고,
그 등 뒤에는 고만 고만한 두 녀석이 각각 한 장씩 때수건을 손에 끼고 번갈아 아빠의 등을 밀고 있었다.
물안경을 이마에 두른 큰아이는 아마도, 유치원 정도?
작은 아이는 키로 봤을 때, 한 네살 쯤 될런지...
아빠 - "좀 더 세게 밀어봐."
동생 - "형이 해, 나 팔 아퍼."
형 - " 아빠, 때가 없는데 왜, 자꾸 세게 밀으라구 해?"
동생 - "세게 밀면 아이스크림 두 개 사줄거지?"
아빠 - "응, 세게 밀어. 그리고 형아 등도 밀어 줘야 사줄거야."
형 - "넌 엄마 따라가지 왜 여기 왔어, 아이스크림 먹고 싶어서 왔지?"
동생 - "엄마는 오래오래 있잖아......"
이렇게 도란거리면서 3 부자가 목욕을 하고 있다.
그러고 보니, 내가 평생 못해 볼 호강은 저것이구나 싶다.
동생과 같이, 목욕탕에서 선친의 등을 밀어 드리던 일이 생각난다.
흠, 선친도 저런 호강을 누리셨고, 그리고 동생도 그랬을 것인데 말이지.
내 경우, 기껏해야 샤워하고 있으면 옆지기가 때수건 끼고 몇 번 문질러 주고는
늘 찰싹 . 한 대 때리고 나간다.
"목욕탕에 좀 가라니까 우째 그래 말을 안듣노..."
꼬마의 아빠가, 길다란 때수건을 손에 칭칭 감더니, 작은 녀석에게
아빠 - " 자 ~ 너 이리와, 아빠가 씻어 줄거야."동생 - "엄마 같이 아프게 안할 거지?"
형 - "아빠, 세게 세게 밀어 줘, 그래야 우리 따라서 여기 안올거야 ......"
동생 - "싫어, 니가 엄마 따라 가... 지만 아이스크림 먹을라구 그래, 씨 ~~"
짜식들, 참 잼나게도 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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