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궁금시럽다.
겨울에, 저렇게만 입어도 '정말' 안추운 것 맞나?
지난 크리스마스 무렵 눈밭에서, 저 처자는
저렇게 하의실종 하고서, 요리조리 폼 잡으며 사진 찍히던데, (나는 멀리서 줌으로)
한 5~6분 뒤, 맨나중의 얼굴표정은... 으이그 추버라... - 사진 공개불가능
중학교 다닐 무렵 부터, 내복 입으면 바지 스타일 망가진다고 안입기로 햇던 듯,
그러니, 당연히 내 '내복'은 없다.
올들어 젤 춥다는 날 아침, 담배 피러 나간 베란다가 무척 썰렁하다.
거실로 들어 오면서, 무심코
"야~ 정말 춥네, 오늘 ..."
"오늘은 제발 내의 좀 입고 나가요, 맨날 홋껍데기만 입고 벌벌거리지 말고..."
"갑갑해서 못입는다니까, 내가 언제 벌벌거리더노?"
"안돼, 오늘이 젤 춥다니까 입고 나가야 되."
"내 내복이 어디 있노, 없다 아니가..."
"내꺼 주께.'
"?"
"이거는 당신 사이즈에도 맞어."
윽, 뭉치면 한 줌도 안되는 검정색 '팬티스타킹'...
"그거 뭐 입으나 마나... 하여간 갑갑해서 안해."
피식 웃고 그냥 나가려니까, 이날따라 닥달이 장난 아니네.
"빨리, 방에 가서 이거 입고 나가요. 아니면 강제로 입힐 거니까...."
"알았어."
PC방(내 방)으로 가서, 고놈을 똘똘 뭉쳐서는 책장구석에 끼워놓고, 일부러 좀 꾸무럭 거리다가 나왔다.
"입었는교 ?"
"응, 한결 나은데, ......" - 태연하게.
"봐라, 어른 말 잘들으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다 안카드나. 근데, 함 보자, 입었는지?"
"참, 책상위에 전화기 좀 갖다 도, 깜빡했네..." - 일부러 놓고 나왔었다.
전화기 가질러 간 사이에 얼른 신발을 신었으니, 이제 상황 끝.
옆지기, 전화기를 주면서,
"요새는, 전화기도 자주 잊어 먹고, 당신도 다 됐는갑다, 어쩌구 ..."
오케이! 당신도 다 됐어. 전화기 때문에 스타킹 검사 하는 것 잊었지 뭐...
흐뭇한 맘으로 문 닫고 나가는데, 뒤통수에 한 방 날아 온다.
"내가 다 알지, 일부러 전화기 가져 오라고 한 거를, 내가 당신 머리 꼭대기에 앉았거든..."
"알겠다 여우야. 스타킹 그거 디스켓 뒤에 있데이. 갔다오께."
올해까지는, 어찌어찌 내복 안입고도 지냈다만
전같지 않게, 다리쪽이 썰렁함도 더러 느끼게 된다.
당분간은, 답답하고 귀찮을 듯한 내복을 안입고 지낼 수 있도록,
술, 적당히
담배, 적당히
적당히!
'느낌, 그 여운 > 블랙커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메릴 스트립 Meryl Streep (0) | 2012.02.28 |
---|---|
귀여운 때밀이들 - 평생 못 해볼 호강 (0) | 2012.02.26 |
덤으로 생긴 하루 (0) | 2012.02.22 |
안드로메다 andromeda 로 가는 버스 (0) | 2012.02.20 |
스팸에 이런 뜻이 ... - spam in Korea (0) | 2012.02.1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