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 그리고 이내 곧 햇살, 이다가 또... 또...
이래저래 후텁지근한 참나무숲 어딘가에서 잘 익은 홍시냄새!
거기에, 잘하면 사슴벌레라도 만나질래나 싶어 조심히 듵어(둘러보다) 가니
몸통 반쯤이 상한 작은 참나무에서 나는 술지게미 냄새!
상한 몸통에서 흐르는 수액이 높은 습도, 온도 때문에 발효되면서 녹작지근한 냄새를 풍기고
그 냄새는 아마도 온동네 벌거지들을 다 꼬셔대는 모양이다.
좀 자세히 들여다 보려 다가가다가 멈칫! 했다.
팔을 쭈욱 뻗은 것 보다 1미터쯤 높은 곳에
보통의 말벌보다 한 배 반 정도는 큰 말벌 서 너마리, 저거들 세상으로 술잔치 중이네...
나비들 팔랑대며 다가가기라도 하면 이내 곧 부우웅 출격하는 서슬이 여간 섬찟한 것 아니다.
나비는 마른 목을 참으며 팔랑팔랑 피해가는 센스,
멀찌감치에서 팔랑거리며 말벌들의 잔치가 끝나기만을 기다린다.
꿀벌에게는 몇 번 쏘여봤지만, 그거야 뭐 잠시 뒤면 잘 가라앉곤 했는데
말벌의 경우엔 아예 그 고통의 정도가 다르단다. 그래서, 나는 말벌하고 가까이에서 대면할 생각이 없다, 겁이 나서.
이쯤에서, 벌을 가까이에서 찍고 싶을 때 필요한 팁 !
* 1초에 1센티 미터 정도의 속도로 움직일 것.
- 벌이 바로 귓가에서 잉잉거려 대도 절대로 고개를 획 돌리거나 손으로 쫓아내려 하지말기.
손등에 앉아도 가만히 내버려 둘 것. 움직이지 않으면 괜찮다.
꿀벌이었으면 발돋움도 하고 어쩌고 하면서 될 수 있는한 가까이 가서 찍었겠지만
겁도 나고, 좀 멀기도 해서 zoom으로 당겼다. 저 조폭같은 쉐희들...
수목원 참나무숲에서 - 2012. 07.22 1248 x
만땅으로 취한 말벌들이 가버린 자리, 아기다리고기다리
나비는 이제사 껄떡거림에도 움추려야 했던 빨대를 편다...
Oh, Nectar !
그래, 고진감래 라고 말이지, 그거, 말벌 눈치 보느라 생몸살 하면서 기다린 늬들에게 딱 맞는 말이야.
그늘속이라 플래쉬 켰더니 놀란 모양이다, 저 눈... 쏘리다 쏘리 sorry so sor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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