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8.04/02, 영덕에서
택배가 왔다, 짭쪼름
엄마의 장독간이 왔다
흐린날도 반짝인다
시누대 뒤란,
홀엄마 발소리에
숨쉬는 장독간
기울 수도 없이
날근날근해 진 무릎,
연골주사 맞고 몇 며칠을
휘청거리더라면서도
'힘든지 연락도 잘 없네...'
뭉게뭉게 걱정 피면
홀엄마는 그림자 데불고
장독 뚜껑을 연다
먼 뎃 얼굴들 비치도록
닦고 닦는다
다독다독 절여 삭힌
엄마의 이야기,
바알간 무장아찌가, 콩잎장아찌가
그냥 아님을
사월 초사흘,
시누대밭 째는 밤바람
묵은 문풍지 내내 울어쌓서
내사 기어이 잠 안오두만...
이 밤 뿐이랴, 홀엄마
허구한 날, 맨날 이랬겠다. - 2008/04/04 閒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