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break/LOL

두꺼비 기름 장수

가을길 2011. 9. 9. 18:25

 

 

고속도로, 천안휴게소, 

틈실한 삼각대에 받쳐진, 위장용 무늬, 길다란 경통의 망원경, 와우 !!!
30년 넘어 고물이 된 내 쌍안경 (그래도, 배율 50배 짜리) 생각이 나서 구경해보기로.
호기심 들킬까 싶어, 일부러 무심한 척 발길을 돌린다.
하지만, 그런 '척' 쯤이야, 눈치 백 단의 만물상 아재는 이미 꿰뚫고 있고 말고다.  

 

포장 친 트럭 짐칸에, 오만 우수마발 차려놓고, 나같은 선민 낚시질 하는 아저씨,
"이거, 소련제 軍用인데, 밤에도 훠언하니 대낮같이 보입니다."
 저어기, 버스 안에서 코 후비는 아줌마 콧구멍도 잘 보여요, 매니큐 색깔도 보이고요..."
근데, 아무리 드려다 봐도, 콧구멍이고 매니큐어고... 보이지 않는다.

그럼 그렇지... 그정도 배율, 해상도는 아니겠다...  내심 고개를 젓는데, 

이 아저씨 보소,
"그 아줌마, 내렸어요,
 근디, 우리집 두꺼비 기름 진짜 좋아요, 나 일년 내내 여기서 장사 하니까
 효과 없으면 언제던지 도로 가져와요. 내가 그 기름에 밥 비벼서 먹으께......"

두꺼비 기름이 어디에 좋은지는 몰라도, 밥 비벼 먹기에는 별로일 것 같던데...
유들유들함이 두툴두툴한 두꺼비 등짝같은 만물상 아저씨,
거 참 유쾌하게 해주시네.
그래 복 많이 받으소!   - 2011/09 출장 다녀오는 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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