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ffee break/LOL

닉 네임

가을길 2011. 10. 30. 17:05

 

 

 

 

지난 5월, 사진동호회 회원 한분이 성대수술로 입원...

회원 여럿이 문병을 같이 가기로 했는데, 나는 시간이 안맞아서

다음날 혼자 가기로 했다. - ** 대학병원 6층이란 것은 알고 있었다.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참, 그양반 본명이 ???' - 잠깐 당황.
그래, 총무한테 전화로 물어보지 뭐...

입원실 좌, 우로 갈라지는 복도에 서서 총무에게 전화,
"메아리님 병실이 몇 호?" "***혼 데요..."
오케이... 하고 가르쳐 준 쪽으로 걸음 떼는데,  뒤에서 툭툭 건드린다.

돌아보니, 목소리도 못내는 그양반이네. ㅎㅎㅎ~ 갑갑해서 복도에라도 바람쐬러 나왔더라나...

만약, 간호사에게 '메아리씨' 병실이 몇 호? 냐고 물었더라면, ㅎ~

 

 

아래, 펌 ↓

 

얼마 전, 내가 자주가는 동호회의 회원 한 분이 모친상을 당했습니다.
오프라인 모임엔 자주 안 나가지만 조문이라면 상황이 다릅니다.
면식있는 회원에게 연락하고 큰 규모의 장례식장 앞에서 회원들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영안실을 찾다가 상당히 난처한 일을 겪게 되었습니다.

'근데 산꼭대기님 원래 이름이 뭐야?'
'........?'
그렇습니다.
달랑 닉네임만 알고 있는데 막상 영안실은 실명으로 표시되어 있어
초상집을 찾지 못하는 일이 생긴 것이었습니다.
상주에게 전화를 해서야 이름을 알게 되었고 빈소를 찾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거기서 끝난 것이 아니었습니다.
부의금은 걷어서 봉투 하나에 담았는데,
안내를 맡은 청년이 방명록에 이름을 적어달라고 부탁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펜을 들어 이름을 적으려다 보니, 평범하게 이순신.홍길동,변학도 등으로 쓰면
상주인 회원이 나중에 어떻게 알겠습니까?
늘부르던 호칭으로 적어야 누가 다녀갔는지 알겠지요.
그래서, 자신있게 닉네임으로 썼습니다.
'감자양'
뒤에있는 회원도 내 의도를 파악했는지 고개를 끄덕이곤 자신의 닉네임을 썼습니다.
'아무개'
이회원의 닉네임은 아무개입니다.
데스크에서 안내를 하던 젊은 청년이 난감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어 다른회원도 닉네임을 쓰게 되었습니다.
이회원의 닉네임은 '거북이 왕자'였습니다.
안내를 하던 청년은 이제 웃지도 못하고... 민망한 표정을 짓기 시작했습니다.
막상, 방명록에 이름을 적는 우리 일행도 민망하기는 마찬가였습니다.
얼른 이 자리를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아직 이름을 적지 않은 회원분을 다그쳐, 빨리 쓰라했더니,
이 회원은 계속 머뭇거리고 있었습니다.
이 회원의 닉네임은 '에헤라디야'였습니다.
"아. 빨리 쓰고 갑시다. 쪽팔려 죽겠어요."
그래도 그렇지 어떻게 '에헤라디야'라고 쓰겠습니까, 만
우리의 빨리 쓰고, 얼른 가자는 다그침에..
결국 에헤라디야님은 다른 회원들보다 작은 글씨로 조그맣게 '에헤라디야'라고 썼습니다.
이제, 한 사람 남았는데...
아, 그 마지막 회원이 그냥 돌아서 나가고 있습니다.
'저승사자님, 빨리 쓰셔야지요, 어디 가세요?'
'...............'
주변이 온통 썰렁해졌습니다.
결국 우리 일행은 밥도 못먹고 장례식장을 빠져나와야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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