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포토/living is

겨울 시린물을 굳이 건너보고 싶음은...

가을길 2011. 12. 19. 23:47

 

 

저만치 둑방 건너 두 녀석, 무슨 의논을 하는가보다... 싶더니

바지 걷어 올리고, 벌건 종아리로 개울을 건낼 모양?

- 야무진 징검다리가, 바로 아래에 있는데...

 

설마, 이렇게 추운데... 하는데
그예, 한 녀석이 먼저 건너고, 이어서

이녀석...

아이쿠, 보고있는 내 어금니가 다 시리네... 

 

 

 

먼저 건너온 녀석이, 양말을 짜주고 있다.
모하는 짓이야, 짜석들...

"늬들, 안추워?"
"추워 죽겠어요..."
"징검다리가 저긴데 왜 그러는겨?"
"건너보고 싶어서요..."

그렇다!

쟈들은, 그렇게 건너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유없다!

건너보고 싶었던 것이다 !!!

 

 

 

내 장난끼기 발동한다.

"신발 신지 말고, 함 더 들어가봐."
"예?"
"늬들 노는 게 재미있어서 그러니까, 함 더 들어가 봐."
멈칫멈칫 하더니, 녀석...

아, 글세, 들어가보란다고 또 들어가네...

 

"이렇게요?"  ㅎㅎㅎ~

지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발 시릴까 미안해서, 폼 좀 잡아보란 말은 못하겠더라...

 

 

 

녀석 : "아유 ... ... 괜히 했어, 괜히 했어..."

푸하하하~ 
지들도, 나도 시원하게 커다랗게 웃었다, 겨울 개울에서.

그래, 남에게 폐 되는 것 아니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거라!

"안녕히 가세요."
"응, 얼른 집에가서 발 따습게 말려, 얼음 배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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