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둑방 건너 두 녀석, 무슨 의논을 하는가보다... 싶더니
바지 걷어 올리고, 벌건 종아리로 개울을 건낼 모양?
- 야무진 징검다리가, 바로 아래에 있는데...
설마, 이렇게 추운데... 하는데
그예, 한 녀석이 먼저 건너고, 이어서
이녀석...
아이쿠, 보고있는 내 어금니가 다 시리네...
먼저 건너온 녀석이, 양말을 짜주고 있다.
모하는 짓이야, 짜석들...
"늬들, 안추워?"
"추워 죽겠어요..."
"징검다리가 저긴데 왜 그러는겨?"
"건너보고 싶어서요..."
그렇다!
쟈들은, 그렇게 건너보고 싶었던 것이다.
이유없다!
건너보고 싶었던 것이다 !!!
내 장난끼기 발동한다.
"신발 신지 말고, 함 더 들어가봐."
"예?"
"늬들 노는 게 재미있어서 그러니까, 함 더 들어가 봐."
멈칫멈칫 하더니, 녀석...
아, 글세, 들어가보란다고 또 들어가네...
"이렇게요?" ㅎㅎㅎ~
지들도 웃고 나도 웃었다.
발 시릴까 미안해서, 폼 좀 잡아보란 말은 못하겠더라...
녀석 : "아유 ... ... 괜히 했어, 괜히 했어..."
푸하하하~
지들도, 나도 시원하게 커다랗게 웃었다, 겨울 개울에서.
그래, 남에게 폐 되는 것 아니면 무엇이라도
하고 싶은 것, 다 해보거라!
"안녕히 가세요."
"응, 얼른 집에가서 발 따습게 말려, 얼음 배길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