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나 한 대
... 산 채로 끌고 가네!
산 채로 끌려 간다, 딱정벌레
등더리 파란 방패막을 열면 뽀르르르 날개 있을텐데
와 날 잡아 가소 카고 있을까
무신 뜻한 바가 있나? 蟲身成仁 충신성인
개미집 구멍은 딱정벌레 보다 작다
딱정벌레 껍질, 다리의 키틴질은
개미의 턱주가리에게도 만만찮을텐데...
개미 한 삼 만 마리가 달려 들어
그 숱한 발로 딱정벌레를 꽁꽁 누질러
쪼매낳게 오그러뜨려서
똥글 똥글 구불려 델꼬 드갈랑가
담배 한 대가 다 타도록
딱정벌레는
더듬이짓도 하고 어깃장도 부린다
......
꽁초를 들고 일어섰다
상관해서는 안 되는 일이길래
쓰레기통 쪽으로 성큼 성큼 갔다
그래서 딱정벌레가 제 가던 길 갈 수 있었는지
개미들은 바라던 바를 잘 이루었는지
모른다. 다만
내가 담배 한 대 피우는 동안에 죽음과 삶이 있었다.
062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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