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출발전, 딸내미가 3박4일의 일정표를 보여주면서, 아랫쪽에 각자 싸인을 하란다.
첫번째 것은 기억 안나는데,
2. 과도한 인물사진촬영 금지 - 이건, 나를 겨냥한 것이다.
3. 비싸도, 다음에 다시오는 것 보다 싸니까 불평하지 말기 - 저거 엄마한테 하는 소리.
2번 항은, 도대체 어데를 갔다왔는지 - 즉, 그쪽의 상징적인 경치, 풍경을 좀 찍으라는 압력이다.
3박4일동안, 한 150장, 80컷 정도 찍었다. 나로써는 아주 마니마니 노력...
지난 일욜, 제주도 사진 보자며, 모녀가 컴 앞으로 왔다.
결론은 ... 제주도가 없네, 없어...
무슨 폭포도, 무슨 단지, 무슨 포, 하다못해, 돌담도, 하루방도, 야자수 한 그루도... 없다.
"흥, 그럼 그렇치..."
"담부턴, 너거가 경치 찍어라!"
"그럼 아빠가 엄마한테 사진 가르쳐 드리세요."
"머라카노 야야, 전에 너거 아빠한테 운전 배우다가 우리 이혼할라 캤던 거, 니 생각안나나?"
거, 참, 벼라별 야그가 다 나오네...
"마, 고마 해라이, 내 취미에, 넘들이 와 햄 놔라, 빵 놔라 캐쌓노..."
... 그래, 미안킨 미안타.
얼른 풍경사진 찍기 싫어하는 이 편식의 병을 고쳐야 하는데......
이왕 댕기는 모임출사라면 스트레스 안되도록
명승지의 경치던, 강아지, 벽화, 조각, 모델... 가리지 않고 먹어치우는 잡식성이었으면 싶다.
※ 부록
제 3항 : 요트 타고 나와서, 기어이 옆지기가 폭발했다.
"이거 꼴랑 한 시간도 안되는 것을 18만원이나 ... 꽁시랑 꽁시랑..."
"엄마, 쉬잇~ 싸인 했짜나."
"가시나야, 니, 이래 비싼 거를 니는 미리 알고서 싸인하라캤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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