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라도 저 징검다리를 지나가 주지 않을라나...
호시침침 노리면서 수주대토 한다. - 가끔씩 내 나름만의 월척이 걸려 드는 곳이니까.
솔직히 그렇잖아, 밍밍한 풍경보다는 뭔가 움직거리는 것이 있어야 맛이지...
잠시 쭈글트려 앉아 토끼 지나가기를 기다리는데, 오호 !
종이커피 컵을 들고 오는 처자가 저어만치 나풀거린다.
오케이~ ! 딱 걸렸어...
포톤 존에 오면, 저 처자의 물그림자가 어느정도로 보일 것이고... 어쩌고 생각하고 있는데
오마갓!
무신 처자가 걸음이 이래 빠르노... 손에 든 것이 빈 컵도 아닌 듯 한데.
어느새 징검다리 , 마이 포토 존을 넘어 저벅저벅 거침없이, 배려 없이...
얼결에 셔터 눌렀지만, 하이고, 수련잎에 얼굴이 가려진 듯...
"보이소", 굵은 남저음으로 처자를 부른다.
똥그래진 눈으로 "네?"
거두절미,
"다시 건너가서, 좀 더 천천히 이쪽으로 와 주이소" - 참, 보리 문디, 정말로 말도 안되는 소리다.
성깔있는 사람 같으면, "우껴어... " 카고 대들일이고 말고..., 그런데
이 처자, 1초쯤 갸웃 하더니, 도로 건너가서는 아까보다는 조금 조신하게 걸어온다.
흥감, 흥감...!
찰카닥, 하긴 했지만 한 스텝 쯤 빨랐던 듯... , 그래도
이제 나도 양심이 있지, 차마,
'함 더 ...' 카는 말은 못한다. - 사진에 목매는 프로가 아니라서...
싱긋이 웃으며 고개 꾸벅 하니까, 처자도 고개 까딱, 씨익~ 웃고 지나갔다. - 끝.
scene #1 아따, 무슨 걸음이 그래 빠르더노...
scene #2 , 간 큰, 무대뽀적 요청에 의한 재등장.
감사합니다!
늦가을의 낭만, 멋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구차한 구걸도 없이
마음만으로 이해가 되어지는 ... ...
복 받으소, 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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