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장미를 볼 적 마다 생각나는 씁쓸함.
13~4년 전의 11월 말 쯤, - 그러니까, IMF의 도움을 받던 시절.
급하게 돈이 필요한데, 이리저리 마련을 해도 모자라서 속초로 갔다.
묵은 미수금 (제법 큰 돈)의 일부라도 받으려고.
미리 전화를 하고 가면, 그 사장이 자리 피할 것 같아서 무작정 360km를 달려 그 공장에 도착했는데
참 억세게도 횡량하던 그 공장.
원료를 못 사서 생산작업 못한지가 다섯 달도 넘었고,
직원들도 다 그만 뒀다며, 미적지근 연탄난로 지키고 앉은 경비 1명...
우째야 되노 우째야 되노...
사장녀석은 서울 갔다는데 전화도 안받으니
참 씁쓸, 서글퍼서 맥없이 돌아나오는데
울타리에 장미 한 송이, 그 선연함!
한참을 한참을 들여다 봤다.
동짓달, 속초 바다 찬바람 세찬데, 늙은 햇살에 혼자 그리 붉던지
눈물 떨굴 뻔 했었다.
꽃이야 무슨 죄가 있노
※ 그 사장, 지금도 연락 없다. 나도 그냥 맘 편타.
2011.11.16 -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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