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블랙커피

가운뎃 토막

가을길 2011. 7. 28. 22:44

 

아침부터 포천으로, 그 물폭탄 속으로 돌진, 돌진, ... 덕분에 오가며 실컷 비 맞기는 했지만

출장을 마치고 오니, 갈치조림이 저녁상에 올랐다.

얼큰, 짭쪼름... 좋긴 좋았는데, 뭐시 한 2% ? 정도 미진한 듯...

 

"아무래도, 그쪽 것이 그래도 좋았던갑재..." - 뜬금없는 이야기 같지만 단박에 通한다.
"흥, 비싸기만 하고 먹을 것도 없는 것 시킨다고 눈 꼴친 사람이 누군데?"

 

며칠전, 제주도 도착해서 체크인 하기 전에 점심먹고 들어가자 싶어 택시를 타고

기사에게, 호텔부근의, 좀 맛있게 하는 집으로 데려다 달라고 했더니, 아담한 외양의 식당앞에 내려준다.

이런저런 차림표에서, (전부다 만만찮은 가격의) 옆지기는 '갈치구이'를 시켰다.

'갈치구이 (한토막) - 18,000원'

'도대체 얼마나 좋은 갈치길래 한토막에 만 팔천원...? ...' 싶어 옆지기한테

살짝 눈을 홀겼었다.
딸내미는 오분자기 죽, 나는 자리돔 물회 - 그래도 이 것 두 가지는 배는 좀 채우겠더라만......

옆지기의 갈치구이, 는 정말로 딱 한 토막이 나왔다.
'가운뎃 토막'으로,  손바닥 만 한 크기와 두께...

 

도대체 맛이 어떻길래 그래 비싸노... 싶어 한 젓갈 먹어보니...
아하~~~! 그 싱싱함, 그 딱 맞는 왕소금 간 하며...

그래서, 물회하고 바꿔 먹자고 다그쳤었다. ㅎㅎ~

"아, 여억시 가운뎃 토막은 존 거시여... ..."

 

그래, 미안타, 그때 눈 꼴쳐서 ... 하지만, 사람이 매양 부처님 가운데 토막일 수는 없는 것 아니가?
그라고, 내가 부처님 가운데 토막 되버리면 당신, 좋겠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