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빛 수목원, 몇 그루 산수유 나무에 발그레한 열매들은 늦가을 볕 아래에서도 참 곱지만. 열매 빠알간 껍질에 주름이 잡힌 한겨울, 햇살이 얼반 투명한 그 속살을 투과하면, 잘 세공 된 루비같이 더더욱 예쁘다. 지난 늦가을 오후, 용감무쌍 후안무치 무대뽀 철가면 아줌마 - 예순 줄 듬직한. 탐욕, 게걸,무지막지 몬 땐 진공청소기 신공으로 산수유 가지를 훑어서는, 아예 작정을 하고 가져온 듯 한 시커멓고 이따만한 비닐봉지에 담고 있다. 가느다란 가지는 그대로 딱딱 꺾어서 봉지에 담아 넣는 품새가, 많이 해 본 듯 하다. '뭐 저런 기 있노...' 어이 없어 한동안 보다가, 이 성질에 기어이 한 마디 하고 말았다. - 내, 이런 까칠한 성깔을 죽여야 하는 줄은 알지만. "저기 높은 데 것 '전부' 따드리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