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포토/object
여름 모자이크 - 마름 立秋날
가을길
2013. 8. 7. 20:11
마름 1600 x
"입추라며...'
"응..."
"없애야겠어."
"그러게..."
설렁탕 뚝배기 넘치도록 땀 흘리며 먹는 점심, 참 지독히도 덥다.
"부근에 수목원 있다며, 거기 가서 땀 좀 식히고 가."
"이 더분날, 쪄 죽을라꼬? 마, 그냥 올라 가."
"이열치열 겉은 소리지만, 이래 갖고선 운전하기도 짜증날 것 같애..."
"그래, 가보자, 걷다가 니 까무러치던지..."
터덜터덜 마지못한 걸음으로 손님을 데리고 한 300미터 떨어진 수목원으로 가기가 참 짜증스럽네.
가보나 마난데, 이 한낮에. 이자석이 그냥 올라가지 이 더분날 무신 지랄이고...
에라, 니 오늘 애 좀 먹어봐라.
"차에 가서 카메라 가져 오께. 이왕 온 거 매미나 잡자."
몇 걸음에 벌써, 그 까진 머리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돋으면서도, 저 서울 촌놈은 내 속도 모르고 좋아라 한다. 매미 잡아 준다카니.
"조용히 숨도 쉬지 말고 따라 온나. 꼼지락 거리지도 말고..." - 매미, 청력은 어떤지 몰라도 시력(눈치)은 아주 좋은 듯.
한 시간 반을, 저 손놈은 매미,물닭 따라 댕기는 날 따라댕기느라 설렁탕 육수를 다 반납했다. 물론, 나도...
조용한 연못, 물마름 빛은 고왔다.
'입추, 입추라니.
이런 젠장, 이 더위에 입추라니. 더위가 두뇌의 전두엽까지 펄펄 끓여서... ' - '푸른 거탑' 최병장이 생각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