느낌, 그 여운/에스프레소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에 눈물 떨구기

가을길 2011. 10. 29. 20:51

 

 

 

 

 

심장 한복판을 어지간히 갉는

표독한 외로움
뭣이 이럴까

뭣이 이럴까
날 밝으면, 과부 땡빚 내서라도 
투망 投網  하나 사리

 

내게만 시큰둥한 듯한 하늘에

답답한 투망질을 한다 

결코 걸려들지 않는 허전함의 이유는 
뇌세포 보다 얼매나 자잘한 겨?
아예, 엄청 얼매나 더 큰 겨?

백로고 참새고 종일을 
수월케 수월케 다 빠져 댕겨

 

나는, 나는
얼마를 더 아프게 섬세하며
넓고 넓고
깊어야는겨?

 

노을에 취한 하늘여울

감당못 할 억새숲으로 숨어버린

가을이 그리는 수채화에

내그림자의 눈물을 보았다

 

 

- 가을 수채화에 눈물 떨구기
  2011/10. 閒月